《신과함께-죄와 벌》
죽음은 끝이 아니다.
어쩌면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 문턱일지도 모른다.
이승에서 마지막 숨을 내쉰 순간, 인간은 저승의 시간을 맞이한다. 그곳은 단순히 영혼이 흘러가는 길이 아니다. 살아온 나날들이 무게를 얻어 죄로 바뀌고, 잊고 싶던 기억조차 증거가 되며, 마음속 깊은 상처까지 법정의 항목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이야기는 한 소방관, 김자홍의 발자취에서 시작된다.
그는 49일 동안 일곱 개의 지옥을 지나야 한다. 그러나 그 여정이 시험하는 것은 단순히 죄의 경중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지켜왔으며, 어떤 고통을 묵묵히 감내해왔는지를 드러내는 증언이자, 끝내 마주할 수밖에 없는 내면과의 대화다.
불길보다 뜨거운 심판, 거짓보다 차가운 기억의 검증, 원한보다 오래된 가족의 상처.
그는 그 모든 것을 지나 마침내 삶과 죽음의 문 앞에 선다.
그리고 그 문 너머,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정보: 감독·장르·평점·OTT
- 영제: Along With the Gods: The Two Worlds
- 장르: 판타지, 드라마
- 원작: 웹툰
- 감독: 김용화
- 개봉: 2017년 12월 20일
- 평점: IMDb 7.2/10, 로튼토마토 67%, 네이버 8.73/10
- 러닝타임: 2시간 19분
- OTT: TVING, NETFLIX, coupang play, U+모바일tv, WATCHA, wavve, Apple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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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 등장인물

김자홍 (차태현)
부산 소방서 구조대원. 화염 속에서 아이를 품어냈으나, 그 불길은 끝내 그의 생을 삼켰다.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 불렀지만, 그의 내면에는 늘 죄책감과 침묵이 고여 있었다. 가족을 위해 달려왔으나, 정작 스스로는 구하지 못한 사내. 저승 재판은 그를 단순한 망자가 아닌, 숨겨진 진실을 품은 귀인으로 드러낸다.
강림도령 (하정우)
삼차사의 우두머리. 단호한 말투와 절제된 태도로 재판을 이끌어가지만, 눈빛 속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권위와 고독은 언제나 한 몸처럼 그를 짓눌렀고, 그 상처가 곧 그의 힘이자 굴레였다.
해원맥 (주지훈)
거칠고 직설적이다. 허공에 던지듯 내뱉는 말은 무심해 보이지만, 순간의 결단 앞에서는 누구보다 뜨겁다. 가벼움과 진심, 장난과 울림이 교차하는 그 모순된 모습이 곧 그의 본질이었다.
이덕춘 (김향기)
삼차사의 막내이자 유일한 여성. 온화한 배려로 망자의 마음을 감싸지만, 법정에 들어서면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는다. 부드러움과 냉철함이 교차하는 순간, 그녀는 묘하게도 흔들림 없는 무게를 드러낸다.
자홍의 어머니 (예수정)
두 아들을 홀로 키워낸 여인. 청각과 언어를 잃었으나, 글로써 누구보다 뚜렷하게 마음을 전했다. 삶을 버티게 한 것은 아들의 편지였고, 그녀는 그것을 진실로 믿으며 희망을 지탱했다. 그러나 기억 속에는 자홍이 자신을 베개로 눌러 죽이려 했던 순간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고발이 아니라 용서였고, 가장 고독한 형태의 사랑이었다.
김수홍 (김동욱)
자홍의 동생. 군 복무 중 억울하게 생을 잃고 원귀가 되었다. 그러나 그 분노의 껍데기 너머에는 형과 마주할 때 드러나는 진실이 숨어 있었다. 두 형제가 걸어온 길은 죄와 용서, 원망과 이해가 서로 비추는 거울이었다.
박무신 (이준혁)
군부대 중위. 겉으로는 침착한 지휘관이었으나, 위기의 순간 드러난 것은 언제나 폭력의 본색이었다. 그의 명령 한 마디가 수홍의 운명을 뒤바꾸었고, 그 파장은 저승까지 번졌다.
원동연 (도경수)
수홍의 후임병. 서툰 손끝에서 튀어나간 총알이 수홍을 쓰러뜨렸고, 두려움은 그를 공범으로 만들었다. 끝내 그를 무너뜨린 것은 죄책감이었다. 방황 끝에 그는 수홍의 모에게 암매장의 위치를 알려주며,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열쇠가 되었다.
동료 소방관 (유준상)
자홍의 첫 재판에서 등장한 증인. 잔해 속에 깔려, 스스로의 죽음을 직감하며 자홍에게 남겼다. “다른 이들을 먼저 구하라.” 그 말은 자홍을 영웅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그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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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관들 (오달수 / 임원희)
각 재판에서 시왕을 대신해 죄를 묻는 존재들. 집요하게 추궁하다가도, 불시에 흘러나오는 인간적 허술함이 법정을 낯설게 흔든다. 그들의 목소리는 귀인의 재판 앞에서 더욱 날카롭게 울렸다.
변성대왕 (정해균)
살인지옥의 재판관. 직접적인 살인은 물론, 구조의 기회를 놓친 순간까지 가차 없이 묻는다. 냉혹하지만, 맥락을 외면하지 않는 눈을 가졌다.
초강대왕 (김해숙)
나태지옥의 재판관. 성실과 게으름을 가르는 잣대는 단순하지 않다. 질문 하나로 인간의 생을 꿰뚫어, 법정을 압도한다.
태산대왕 (김수안)
거짓지옥의 재판관. 거짓 그 자체보다, 그 이유를 추궁한다. 그의 판결은 옳고 그름의 경계 너머에 닿아 있었다.
오관대왕 (이경영)
불의지옥의 재판관. 부정과 불공정을 누구보다 혐오한다. 그의 목소리 앞에서 변명은 힘을 잃는다.
송제대왕 (김하늘)
배신지옥의 재판관. 신뢰를 저버린 죄를 가장 크게 본다. 그러나 그 결정을 이끈 동기까지 함께 저울질한다.
진광대왕 (장광)
폭력지옥의 재판관. 단순한 주먹질뿐 아니라 권력의 횡포까지 가차 없이 드러낸다. 그의 판결은 무겁고, 그 무게 앞에서 어떤 목소리도 잦아든다.
염라대왕 (이정재)
천륜지옥의 재판관이자 일곱 지옥의 최고 권위자. 그의 판결은 가족과 도리의 무게를 저울에 올리고, 망자의 생을 마지막으로 매듭짓는 선언이 된다.
신과함께-죄와 벌 줄거리

그날, 그는 불길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것은 단순한 화재 진압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생을 이어주기 위한 선택이었고, 동시에 자신의 생애가 닿을 수 있는 마지막 경계선이기도 했다.
소방관 김자홍.
그는 불길에 갇힌 이들을 끝내 찾아냈다. 숨이 막히는 연기와 가루처럼 흩날리는 잿빛 속에서도, 그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처럼 흘러갔다. 한 생이 그 자리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눈을 떴을 때, 낯선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흰 안개가 짙게 드리운 공간. 그 안개 너머에는 검은 옷을 입은 세 사람이 서 있었다. 강림, 해원맥, 덕춘.
이승의 법칙과는 무관한 존재들. 그들의 시선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았다. 그저 움직이지 않는 물결처럼 고요하고 담담했다.
“김자홍 씨. 이제부터 49일 동안, 일곱 번의 재판을 받으셔야 합니다. 모든 재판을 통과한다면, 다음 생으로 환생할 수 있습니다.”
강림의 목소리는 낮고 단정했으나, 부정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자홍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동의라기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그의 몸은 이미 흐르는 물결 위의 부유물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곧 깨닫게 된다. 이 여정이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니라, 그가 자신의 기억과 마주해야 하는 심판이라는 사실을.
첫 번째 재판은 살인지옥. 불길보다 더 뜨겁게 달궈진 대지가 이글거렸고, 자홍은 불의 탑 위에 홀로 서 있었다. 발아래에서 타들어가는 영혼들이 손을 뻗어왔다.
그의 죄목은 ‘동료를 버렸다’는 것이었다. 도망, 방치, 그것은 곧 살인으로 규정되었다.
자홍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기억은 불길 속에서 끊겨 있었다. 항변하고 싶었지만, 죄책감의 굴레가 목을 옥죄었다.
그러나 강림이 업경대를 열자 끊겼던 장면이 드러났다. 깔려 있던 동료가 스스로 “시민을 먼저 구하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자홍은 그 말대로 8명을 구했고, 마지막에 돌아가려 했으나 건물의 붕괴로 길이 막혔다. 그는 그 사실조차 분명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를 “8명을 구한 영웅”이라 불렀다.
판결은 무죄. 하지만 자홍의 얼굴에 미소는 없었다.
“그건… 그냥 제 일이었을 뿐입니다.”
담담한 말 한마디는, 변명이 아니라 오래된 짐을 고백하는 듯한 울림을 남겼다.
두 번째 재판은 나태지옥. 풍경은 오히려 아름다웠다. 폭포 위의 법정, 투명하게 흐르는 강물. 그 위에서 자홍은 다시 심판대에 섰다.
“무엇이 너를 그렇게 일하게 만들었느냐.”
초강대왕의 물음은 단순했으나, 깊이 파고들었다.
자홍은 숨김없이 대답했다. “돈이었습니다.”
정적이 법정을 감쌌다.
곧 판결이 내려졌다.
“네가 섬긴 신에게 가서 직접 판결을 받아라.”
자홍은 삼도천 폭포 아래로 추락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괴물이 절망처럼 그를 끌어내렸다. 그러나 강림이 그를 붙잡았다. 차분히 변호가 이어졌다.
자홍이 밤낮으로 이어간 식당, 청소, 배달, 대리운전. 그 모든 일은 병든 어머니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업경 속에는 그의 삶이 펼쳐졌다. 새벽의 골목, 눈 내리는 거리, 빗속의 밤길. 그는 늘 일했고, 묵묵히 가족을 지켰다. 초강대왕은 결국 판결했다.
“너는 잘못된 신을 섬겼으나, 그 행위는 죄라 할 수 없다.”
두 번째 무죄. 그러나 자홍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죄책감은 판결 하나로 지워질 수 없었다.
세 번째는 거짓지옥. 그 무렵 균열이 나타났다. 검수림을 건너는 배 안에서, 지옥귀가 나타났다. 이는 이승과 저승의 균형이 무너졌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직계 가족 중 누군가가 원귀가 되었다.”
해원맥의 목소리가 자홍의 가슴을 후려쳤다.
그의 동생, 수홍. 이승에서 죽음을 맞았고, 그 죽음은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강림은 진상을 밝히기 위해 자리를 떠났고, 자홍은 덕춘, 해원맥과 함께 법정에 남았다. 그가 지목받은 죄는 ‘거짓 편지’. 유족에게 보낸 위로의 글이 진실을 가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덕춘이 증언했다.
“그 편지 덕에, 딸은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고, 어머니는 병을 이겨냈습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는 흐려졌다. 태산대왕은 판결을 내렸다.
“기소를 기각한다.”
그 순간, 자홍은 조금씩 알았다.
이 여정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 자기 자신과 맞서고 있었다.
신과함께-죄와 벌 결말

한빙협곡. 천지경의 안개를 뚫고 들어선 그곳은 고요했다. 고통의 절규도, 원한의 비명도 없는 차가운 적막.
자홍은 불의지옥과 배신지옥을 모두 통과했다.
불길 속에서 타인을 구했던 그의 삶은, 곧 불의에 맞선 정의였고, 누군가의 믿음을 저버린 적 없는 곧은 발걸음이었다.
그렇기에 이 지옥들은 그를 붙잡지 못했다. 그가 넘은 것은 판결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된 진실이었다.
다음은 폭력지옥.
이곳은 기억의 깊은 틈을 열어 젖히며 상처를 끄집어냈다. 눈앞에는 어린 시절의 자홍이 나타났고, 그 앞에 주먹을 내던지는 또 다른 자홍의 모습이 겹쳤다.
침묵 끝에, 그는 낮게 입을 열었다.
“나는… 가족 모두와 함께 죽으려 했습니다.”
그 말은 죄의 고백이 아니라, 절망의 무게였다. 손을 뿌리치며 울던 동생 수홍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상처는 오래전 일이었으나, 그는 아직도 그 자리에 갇혀 있었다.
그 시각, 이승.
어머니는 군부대 앞에서 조용히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그 순간, 억울한 죽음에 사로잡힌 수홍의 원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중위 박무신. 분노는 불길처럼 치솟았다.
그러나 파괴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홍은 갑작스레 멈춰 섰다.
눈앞에 떠오른 건—지옥의 심판을 견디는 형의 모습.
모래 늪에 잠겨 소멸될 듯한 자홍의 마지막 형상.
그 순간, 수홍의 발걸음이 멈췄다. 복수의 칼날이 서서히 거두어졌다.
마지막은 천륜지옥.
가장 깊은 유대 속에서 생겨난 상처, 그 죄는 저승에서도 가볍지 않았다. 자홍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날 밤,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어머니의 꿈속에 수홍이 나타난 것이다.
그 꿈은 기억의 조각이었다. 절망 속에서 자홍이 짊어졌던 선택, 모든 것을 혼자 안고자 했던 침묵. 어머니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조용히 말했다.
“나는, 이미 용서했다.”
그 말은 저승의 법을 넘어섰다. 지상에서 진심으로 용서된 죄는, 저승의 심판조차 가를 수 없었다.
곧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자홍은 환생을 허락받았다. 지옥의 끝에서, 삶으로 나아가는 문이 열렸다.
그는 천천히 그 문을 향해 걸었다. 삶으로 돌아가는 길은, 다시 시작되는 길이었다.
그 마지막 문 앞. 세 명의 차사—강림, 해원맥, 덕춘이 다시 모였다.
천륜지옥의 수호귀, 귀왕대가 길을 가로막았다.
그때 강림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수홍. 그가 우리가 찾던 49번째 귀인이다.”
정적이 흘렀다. 원귀가 귀인이라니—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
해원맥과 덕춘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강림은 이미 앞으로 나아가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 두 명의 차사도 걸음을 옮겼다.
49번째 귀인을 향한, 또 다른 여정이 그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신과함께-죄와 벌 해석 포인트 6가지
김용화의 《신과함께-죄와 벌》은 단순한 저승 판타지로 읽히지 않는다. 화려한 CG와 감정의 과잉 뒤에, 이 영화는 한국적 사후 세계관을 빌려 인간의 죄와 기억, 그리고 속죄의 가능성에 관한 서사를 세심하게 길어 올린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과연 용서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끝내 남기는 윤리극으로 기능한다.
훌륭한 죽음, 그리고 저승의 법정
영화는 소방관 김자홍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는 ‘귀인’으로 판정받으며, 세 명의 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일곱 개의 지옥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이 ‘귀인’이라는 호칭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역설적 질문에 가깝다. 그는 진정으로 선한 삶을 살았는가, 혹은 스스로를 그렇게 믿어온 것인가. 저승의 재판은 이분법적 도덕의 시연이 아니라, 삶의 선택들이 남긴 흔적을 해부하는 무대가 된다.
기억이라는 결핍
《신과함께》에서 가장 날카로운 장치는 ‘업경대’다. 그것은 단순한 거울이 아니라, 기억의 왜곡을 찢어내는 기계다. 김자홍의 삶은 영웅적 죽음으로 서두를 열지만, 재판이 깊어질수록 드러나는 것은 결핍된 기억과 자기기만이다. 그는 어떤 장면을 애써 지워내며 생존해왔고, 그 공백이야말로 진정한 죄의 무게로 남는다. 영화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우리는 언제나 “그땐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과거를 봉합하지만, 그 변명은 정녕 타당한가?
천륜지옥, 가족의 응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천륜지옥이다. 한국적 ‘효’의 이상화와 가부장적 책임감의 그림자가 겹치는 이 공간에서, 자홍은 ‘가장 훌륭한 맏아들’이라는 자기 확신이 무너진다. 그는 가족을 지키려 했으나 정작 그들의 내면에는 무심했다. 영화는 그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묻는다.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조차, 우리는 왜 끝내 무관심한가.
속죄와 용서의 역설
이 영화의 핵심은 결국 ‘용서받을 자격’의 문제다. 죄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끝내 기억되고 직면해야만 한다. 김자홍이 눈물로 고백할 때 내려지는 판결은 법리적 정언이 아니라 정서적 응답에 가깝다. 《신과함께》는 판타지의 껍질 속에서 법정극을 빌려오되, 심판의 진짜 무게가 제도보다 감정, 곧 인간적 공감에 있음을 드러낸다.
차사 삼인의 초상
강림, 해원맥, 이덕춘. 이들은 안내자이자 심판자지만, 동시에 자신들 또한 속죄와 구원을 갈망한다. 강림은 고통을 직시하지만 그 누구보다 고독하며, 이덕춘은 자신의 죄의식으로 발목 잡힌다. 해원맥은 분노와 농담으로 죽음을 가리고 선다. 결국 그들은 차사가 아니라, 인간의 불안을 대리하는 존재들이다.
기억이 내리는 판결
《신과함께-죄와 벌》의 진짜 무대는 지옥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기억이다. 영화는 우리 각자에게 던진다. “나는 지금 떳떳한가? 과거의 기억은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가?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용서하고 있는가?” 신의 형벌은 외부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진짜 형벌은 스스로 왜곡해온 기억 속에서 솟아오른다.
결국 이 영화가 남기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그러나 잔혹할 만큼 직설적이다.
“진짜 죄는, 진심을 피한 기억 속에 있다.”
Movie
Actor
Character Analysis
Inspired by Real Life Events
Film Analy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