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더블 이용권, 월 7천 원 통합 요금제가 바꾸는 OTT 시장과 소비자의 선택

한국의 OTT 시장은 이미 과밀하다. 하지만 웨이브와 티빙은 가격 인하가 아닌 협력을 택했다. “더블”이라는 이름 아래 내놓은 통합 요금제는 단순한 할인 상품이 아니라, 시장 재편의 전조이자 소비자에게 던지는 새로운 질문이다.

티빙·웨이브 더블 이용권, 첫 통합 요금제가 한국 OTT 시장에 던지는 파급효과

국내 OTT 시장은 지금 하나의 실험대 위에 올라 있다. 티빙과 웨이브, 한국을 대표하는 두 플랫폼이 각각의 고유한 요금제를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더블”이라는 이름 아래 힘을 합쳤다. 이는 단순한 가격 정책 이상의 움직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넷플릭스, 디즈니+, 그리고 쿠팡플레이가 점령한 공간 속에서, 이 두 플랫폼은 협력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방식으로 생존의 여지를 찾고 있다.

티빙은 여전히 단독 요금제를 유지한다. 광고형 스탠다드 5,500원부터 프리미엄 17,000원까지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프리미엄 요금제에는 Apple TV+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덧붙는다. 단순한 스트리밍을 넘어, ‘애플과의 연결’이라는 차별성을 노린 선택이다.

웨이브 또한 마찬가지다. 광고형은 티빙과 같은 5,500원에서 시작하지만,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13,900원에 달한다. UHD와 Dolby, HDR 같은 화질·음향의 진화를 강조하며, 그 안에서 차별성을 확보하려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눈길을 잡아끄는 건 결국 통합 상품, 티빙×웨이브 더블 요금제다. 월 7,000원의 더블 광고형 스탠다드는 단독 결제보다 훨씬 저렴하게 두 플랫폼을 동시에 열어 준다. 가장 높은 단계인 더블 프리미엄은 월 19,500원으로, 티빙의 프리미엄 혜택(Apple TV+ 포함)을 그대로 흡수한다. 결합이 곧 경쟁력이 되는 순간이다.

여기에 SK텔레콤은 T우주 결합 상품(티빙&웨이브)을 내세우며 할인전의 불씨를 지핀다. 광고형은 6,500원, 프리미엄은 17,900원. 통신사 혜택과 묶인 가격 구조는, 이 게임이 단순히 플랫폼의 영역을 넘어 생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시 이벤트는 소비자들을 향한 일종의 신호탄이다. 웨이브는 LG 스타일러, 다이슨 청소기, 무신사 머니 같은 경품을 내걸고, SK텔레콤은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뿌린다. 소비자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추첨과 혜택의 대상, 즉 이 시장 판도의 ‘참여자’로 포섭되는 순간이다.

결국 중요한 건 선택이다. 광고를 감수하며 저렴한 결합 상품을 고를 것인가, 아니면 무광고 프리미엄의 독립적 쾌적함을 유지할 것인가. 어느 쪽을 택하든 이번 요금제 개편은 단순한 가격 인하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다. 합병을 앞둔 두 회사가 시장 재편의 서막을 열었다는 사실, 그리고 OTT의 경쟁이 이제 더 이상 개별 플랫폼 간의 싸움이 아니라 결합과 통합의 전략적 게임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OTT 시장은 포화 상태다. 그러나 바로 그 포화 속에서, 두 토종 플랫폼이 내놓은 이 ‘더블’ 전략은 흥미로운 실험처럼 보인다. 소비자들은 가격표 뒤에 숨은 질문을 마주한다. “우리는 무엇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광고 몇 편일 수도 있고, 혹은 한 달 만 원 이상의 차액일 수도 있다. 결국 이 작은 선택들이, 한국 OTT 시장의 미래를 조용히 결정지을 것이다.

관련 공식 안내

티빙 이용권 안내

웨이브 이용권 안내

SKT T우주 공식 홈페이지

시네마워즈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