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이 떠오르는 밤,
오래도록 잠들어 있던 붉은 눈이 봉인에서 풀려난다.
그것은 곧 자신의 반쪽, 검은 눈을 향한 끝없는 행보의 시작이었다.
깨어나서는 안 될 것들,
그리고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숙명은
피할 수 없는 길처럼 얽혀 있었다.
모든 것은 인간이 만든 번뇌와 욕망의 그림자에서 비롯되었다.
사슬처럼 이어지는 죄와 후회,
그 끝에서 인간은 스스로의 지옥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이야기는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영화 〈제8일의 밤〉
영화 제8일의 밤 정보: 감독·장르·평점·OTT
- 영제: The 8th Night
-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 감독: 김태형
- 개봉: 2021년 7월 2일
- 평점: IMDb 5.3/10, Rotten Tomatoes 71%, Naver 4.82/10
- 러닝타임: 1시간 55분
- OTT: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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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일의 밤 등장인물

진수 – 이성민
불문에 몸을 의탁했던 지난날은 이미 먼 기억이 되었다.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깊은 상처로 남아,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제 그는 속죄와 희생의 길 위에서, 붉은 눈의 부활을 막기 위해 다시 세상과 맞선다.
청석 – 남다름
북산 암자의 고요 속에서 자라난 제자. 침묵과 기도 속에서 길러온 순수함은 세상과 맞닿는 순간 흔들리기 시작한다. 스승의 마지막 유언을 좇아 진수를 찾아 나서지만, 그 길은 곧 운명과 업보가 교차하는 소용돌이로 이어진다.
김 교수 – 최진호
학문을 향한 집착은 그의 삶을 무너뜨렸다. 인정받지 못한 좌절이 욕망으로 변했고, 끝내는 봉인의 문을 열어버렸다. 그 순간 그는 스스로를 삼키는 불길한 도화선이 되었다.
하정스님 – 이얼
북산 암자의 스님. 오래도록 봉인의 전설을 이어왔고, 마지막 순간에도 길을 벗어나지 않았다. 제자 청석에게 남긴 한 마디는, 곧 거대한 운명의 물줄기를 바꾸는 씨앗이 된다.
애란 – 김유정
이름만 소녀일 뿐, 그 존재는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봉인과 파괴의 경계에 서 있으며, 인간의 상처와 원한이 만들어낸 그림자 같은 형상. 그녀를 향한 시선은 언제나 불안한 예감으로 흔들린다.
처녀보살 – 고서희
사람들은 그녀를 무속인이라 불렀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는 언제나 인간과 초자연의 경계 위에 서 있었다. 붉은 눈이 지나야 할 일곱 개의 징검다리 중, 그녀 역시 그 길 위에 놓여 있었다.
호태 – 박해준
날카로운 눈빛과 집요한 성격으로 사건을 파고드는 형사.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의 추적을 인간의 영역 너머로 밀어붙인다. 한 걸음 더 나아갈수록, 그는 스스로 믿어온 이성의 바탕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동진 – 김동영
호태의 곁을 따르는 후배 형사. 처음엔 단순한 사건처럼 보였지만, 죽음과 징조가 이어질수록 그의 발걸음은 점점 두려움 속으로 가라앉는다. 결국 그는 자신도 알 수 없는 혼란과 공포의 소용돌이 속에 놓인다.
제8일의 밤 줄거리

붉은 달이 떠올랐던 밤,
누군가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발을 들였고,
누군가는 죄의 무게에 짓눌려 무너졌다.
그리고 또 다른 이는, 깊숙이 감춘 결심을 홀로 간직했다.
그 모든 일들은 오래전부터 짜인 그림 같았다.
조각난 퍼즐이 맞춰지듯, 피할 수 없는 흐름이 이어졌다.
2,500년 전,
어떤 존재가 인간과 지옥을 잇는 문을 열었다.
그때부터 고통은 끊어지지 않는 사슬이 되었고,
부처는 그 존재의 두 눈—붉은 것과 검은 것—을 뽑아 봉인했다.
그러나 봉인이란 완전하지 않았다.
인간의 마음에 깃든 욕망은 언제든 그 틈새를 흔들 수 있었다.
2005년,
김준철 교수는 금강경의 비밀을 좇다가 사막에서 고대의 사리함을 발견한다.
학문적 성취보다 더 큰 욕망이 그를 이끌었고,
그 대가는 잔혹했다.
조작된 누명, 추락, 그리고 학계에서 지워진 이름.
그 순간부터 그는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14년 뒤, 붉은 달이 다시 떠올랐을 때,
김준철은 자신의 피를 대가로 봉인을 풀었다.
붉은 눈은 인간 세상에 발을 들였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매일 한 사람의 생명을 거두었다.
북산의 암자에서 검은 눈을 지켜오던 하정 스님은 그 징조를 읽어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몫이 끝났음을 알았다.
그는 제자 청석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선화를 찾아라.”
청석은 사리함을 지고 산을 내려와,
도시에서 ‘진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선화를 만났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옛날의 빛이 남아 있지 않았다.
속세의 번뇌가 그를 짓눌렀고, 다시 산으로 돌아갈 힘조차 잃은 채였다.
그 사이 붉은 눈은 일곱 개의 징검다리를 밟아갔다.
마지막, 일곱 번째 희생은 ‘처녀보살’ 애란이었다.
청석은 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이번만큼은 살리고 싶었다.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것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한편, 형사 호태와 후배 동진은 기이한 사건을 좇고 있었다.
죽은 이들은 모두 같은 명상 사이트의 회원들이었다.
그리고 아직 살아 있는 단 한 사람—
동진이 종종 찾아가던 무당, 애란이었다.
그러나 붉은 눈은 이미 소녀의 몸을 빌려 일곱 번째 밤을 넘겼다.
그리고 곧 새로운 숙주를 찾았다.
그 이름은 동진.
그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된 조각이었다.
제8일의 밤 결말

그제야 진실이 드러났다.
처녀보살이라 불리던 소녀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애란이었다.
양아버지 김준철의 뜻에 따라 재물로 내던져진 아이.
그리고 그 죽음을 조용히 받아들였던 존재.
남겨진 것은 또 다른 처녀보살.
애란의 혼이 전한 대로, 자신과 같은 사주를 지닌 동진을 대신 내세워 스스로의 운명을 피한 것이었다.
그렇게 일곱 개의 징검다리는 완성되었고, 붉은 눈은 여덟 번째로 향했다.
붉은 눈과 마주한 순간, 진수는 비로소 깨달았다.
붉은 눈의 목적은 자신이 아니었다.
청석이었다.
사리함을 열 열쇠는 바로 그였고,
자신은 그를 끌어내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번뇌와 죄,
그리고 오래 감춰왔던 기억을 꺼내 들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앗아간 음주사고.
운전자는 청석의 어머니였다.
그날 이후 그는 가족을 지키지 못한 무력감,
청석을 향한 미움,
그리고 끝내 남은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복수가 아니라, 용서를 택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청석에게.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가장 깊은 어둠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 어둠을 받아들일 때에야 비로소,
용서 또한 가능하다는 것을.
붉은 눈은 청석을 삼켰다.
그 순간, 검은 눈의 봉인이 열렸다.
진수는 낮게 속삭였다.
“내가… 너를 받아들이겠다.”
그는 자신의 몸을 봉인으로 삼았다.
청석은 눈물 속에서 그 뜻을 따랐다.
피 흘리며 쓰러진 진수의 얼굴은 두렵지도, 후회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고요했다.
모든 고통을 지나 도달한 듯한, 해탈의 미소를 머금은 채.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또 다른 시작이었다.
진정한 봉인의 시작.
그날 이후 북산은 다시 고요를 되찾았다.
그러나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
언젠가 다시 붉은 달이 떠오른다면,
그 봉인은 깨어날 것이다.
그러니 기억해야 한다.
그 봉인은 누군가의 죄와 고통, 그리고 용서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남는 그림자처럼—
끝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8일의 밤 해석 포인트 5가지
김태형 감독의 2021년작 〈제8일의 밤〉은 장르적 외피만 본다면 오컬트 스릴러의 계보 위에 놓인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귀신과 퇴마의 클리셰로는 읽히지 않는다. 이야기를 지탱하는 구조는 불교적 세계관과 인간 심리의 층위, 그리고 무엇보다 ‘업(業)’이라는 무게에 기댄다.
붉은 눈과 검은 눈
영화는 봉인에서 풀려난 ‘붉은 눈’이 일곱 개의 징검다리를 지나 ‘검은 눈’을 향해 가는 여정을 그린다. 이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다. 붉은 눈은 억눌린 분노와 복수심, 욕망 같은 폭발적 감정을 형상화하고, 검은 눈은 번민과 죄책감, 자기혐오라는 어두운 내면을 드러낸다. 두 눈이 합쳐지는 순간은 곧 인간이 스스로 만든 지옥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여덟 번째 날
8일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카운트다운이 아니다. 각 하루는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를 징검다리처럼 연결하며, 선택과 운명을 향해 인도한다. 마지막 날, 제8일은 구원과 파멸이 동시에 가능한 문턱이 된다. ‘끝’이라기보다,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경계의 상징이다.
징검다리의 의미
붉은 눈이 검은 눈으로 가기 위해 건너는 일곱 개의 징검다리는 단순한 서사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악에 물들어 가는 심리적·도덕적 단계를 은유한다. 각 징검다리는 인물 한 사람의 과거, 곧 업(業)과 맞닿아 있다 — 살인, 배신, 복수, 자살. 그 위를 건너는 붉은 눈은 인간이 스스로의 그림자와 화해하지 못할 때 열리는 어둠의 통로다.
인물들의 궤적
주인공 진수는 과거의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의 최종적 선택은 봉인을 완성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봉인하는 행위다. 죽음은 패배가 아니라 해탈의 통로로 제시된다. 청석은 순수하지만 필연적으로 휘말리는 존재, 호태와 동진은 현실의 논리로 사건을 추적하다 초자연적 진실 앞에 무력해진 인물들이다. 애란과 처녀보살은 봉인과 파괴, 인간과 초월의 경계를 지키며, 이야기의 종교적 긴장을 떠받친다.
영화가 남기는 것
〈제8일의 밤〉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악의 실체는 외부에서 오는 괴물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그림자라는 것. 봉인은 초자연적 장치라기보다, 인간이 스스로를 속죄하고 지탱하기 위해 만들어낸 장막이다. 결국 구원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자기 희생과 선택의 결과로만 가능하다.
이 영화의 공포는 괴물이나 주술에 있지 않다. 더 두려운 것은 인간이 지고 있는 업, 그 반복되는 무게다. 〈제8일의 밤〉은 결국 우리 모두가 징검다리 위를 걷고 있으며, 여덟 번째 날은 언젠가 맞닥뜨릴 숙명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불교적 상징은 경전으로 이어진다. 금강경, 그 해석은 여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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