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 : 그녀들의 법정 1화부터 4화까지의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은 20년 전의 균열이 천천히 되살아나는 과정에 가깝다. 표면에는 성폭행 고소 사건이 놓여 있지만, 그 아래에는 더 오래된 기억과 공모, 그리고 복수가 잠들어 있다.
이야기는 ‘국민 사윗감’으로 불리던 배우 강은석의 성폭행 고소로 시작된다. 그를 고소한 인물은 조유정. 사건은 곧바로 여론의 중심에 선다. 이 사건을 맡은 곳은 성매매 사건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L&J 로펌. 대표 강신재와 변호사 윤라영, 황현진은 오랫동안 약자의 편에 서왔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권력형 성범죄 사건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은 뒤틀린다. 조유정이 비밀 성매매 앱 ‘커넥트인’을 통해 활동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성매매에 연루된 인물. 사건은 단순한 가해와 피해의 구도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황현진의 전 남자친구이자 기자였던 이준혁이 이 ‘커넥트인’을 취재하던 중 살해된다.
조유정은 처음에 이준혁을 자신이 살해했다고 주장한다. 성폭행을 당했고, 그에 대한 분노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이다. 그러나 윤라영의 설득 끝에 그녀는 입을 연다. 자신은 살해하지 않았다고. 누군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자신은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진실이 막 드러나려는 순간, 조유정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증언은 사라지고,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진다.
이준혁 살인 사건은 황현진에게도 위협이 된다. 사건 당일, 그와 함께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귀걸이, 그리고 DNA. 더 복잡한 점은 그녀의 남편 구선규가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라는 사실이다. 부부 사이에 긴장이 흐르고, 형사의 촉은 L&J 세 사람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고 직감한다.
윤라영은 국과수 법의관 홍연희와 위험한 거래를 한다. 황현진의 유전자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것. 그러나 그 선택은 또 다른 덫으로 이어진다. 홍연희의 남편이자 형사부 검사 박제열이 이미 이 모든 흐름을 설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수사하는 검사가 아니라, ‘커넥트인’ 시스템의 관리자처럼 보인다. 통화 내역을 녹음하고, DNA 결과를 손에 넣고, 사건의 방향을 조율한다.
그 와중에 또 다른 피해자 한민서가 L&J를 찾아온다. 그녀는 홈 트레이닝 앱으로 위장된 ‘커넥트인’의 구조를 보여준다. VIP 고객이 옵션을 선택하고, 현금으로 대가를 지불하며, 피해자는 ‘수업’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을 감내한다. 시스템은 치밀하게 분리되어 있다. 고객용 앱과 운영용 서버는 완전히 다르고, 흔적은 남지 않는다. 접근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리고 단서들은 2005년이라는 숫자로 수렴된다. 강신재의 차량에 적힌 ‘2005’, 정의의 여신 디케의 저울 도장, 2005년 빈티지 와인. 모두가 20년 전을 가리킨다. 구선규는 20년 전 ‘한국대 법대 실종 사건’ 기사 스크랩을 받는다. L&J 세 사람이 다녔던 학교. 그때 실종된 인물은 박주환.
과거의 장면과 현재가 겹친다. 호숫가에서 피를 흘리던 한 남자. 세 친구의 악몽 속에 반복되던 기억. 그리고 사진 속 얼굴. 죽은 줄 알았던 박주환은 이름을 바꿔 살아 있었다. 지금은 검사 박제열로.
4화의 마지막, 윤라영 앞에 그가 선다. “오랜만이야.”
그의 얼굴에는 원망도 분노도 아닌, 조롱에 가까운 미소가 떠 있다.
이제 이야기는 단순한 성매매 범죄 수사를 넘어선다.
2005년, 세 사람과 한 남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실종은 사고였는가, 범죄였는가, 아니면 은폐였는가.
1화부터 4화까지는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은 정의를 향한 싸움인가,
아니면 20년을 준비한 복수의 서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