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두아 결말 (7화·8화)

레이디-두아-결말
출처: 넷플릭스
레이디 두아 결말 (7화·8화)

레이디 두아 결말 (7화·8화)

수사관 박무경은 마침내 한 지점에 도달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 출발점은,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온 여자였다.

자신을 사라 킴이라 소개한 그녀는 차분했다. 마치 이 순간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사람처럼,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하수구에서 발견된 시신, 그리고 그 사건과 얽힌 자신의 이야기. 진술은 매끄러웠고, 흐름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그 완벽함은 오히려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너무 완벽한 이야기는, 때로 가장 불완전한 진실을 숨긴다.

그녀의 이야기는 신월동의 한 가방 제작소에서 시작된다.

이미 단속이 끝난 뒤의 공장 안에는 몇몇 노동자들만이 남아 있었다. 그곳에서 사라는 한 여자를 발견한다. 김미정. 주민등록번호조차 없는, 기록 밖에 존재하던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가방은 달랐다. 그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진품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또 하나의 완성이었다.

사라는 그녀에게 협업을 제안한다.

가방을 만드는 손과, 그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이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사라는 미정에게 휴대전화와 통장을 만들어주고, 사회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을 건넨다.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가질 수 있게 된 순간, 미정의 삶은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을 통과할 수 있는 자격에 가까웠다.

어느 날, 미정은 사라의 지갑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카드를 사용하고, 서명을 흉내 내고, 사라의 삶이 닿는 장소들을 따라간다.

그 순간부터, 하나의 이름은 두 사람의 것이 된다.

두 사람 사이의 균형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사라는 신고할 수 없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과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로의 취약함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점점 서로를 닮아간다.

그리고 결국,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서 마주하게 된다.

그날 밤, 부두아의 파티장.

조명 아래, 또 다른 ‘사라 킴’이 나타난다. 같은 드레스, 같은 장신구, 그리고 같은 이름. 사람들의 시선은 한순간 그 둘 사이를 오간다. 누가 진짜인지, 누구도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사라는 미정을 따로 불러낸다.

대화는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이미 말보다 오래된 균열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균열은 결국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지고, 미정은 바닥에 쓰러진다.

움직이지 않는다.

그 순간 이후의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사라는 미정을 캐리어에 담아 이동시킨다. 백화점 폐기물 처리장, 그리고 그 아래로 이어진 하수구.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조 속으로, 한 사람의 존재가 사라진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없다.

하수구에서 발견된 지문과 흔적들은, 사건의 윤곽을 다시 끌어올린다. 박무경은 마침내 그녀와 마주 앉는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는 예상과 다른 말을 꺼낸다.

“저는 사라 킴이 아닙니다. 김미정입니다.”

그 말은 부정이라기보다, 선택처럼 들린다. 하나의 이름에서 물러나, 다른 이름 위에 서려는 시도. 혹은, 처음부터 하나였던 경계를 다시 흐리는 말.

수사는 마지막 단계에 이른다. DNA 대조만이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을 확정할 수 있는 증거. 그러나 그 순간, 장기 이식 기록과 관련된 샘플이 사라진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제거한 흔적.

진실은 거의 완성된 상태에서 멈춘다.

법정은 결국, 확정할 수 없는 진실 대신, 확인 가능한 이름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린다. 그녀는 김미정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죄를 선고받는다.

징역 10년.

시간이 흐른다.

교도소 접견실에서, 박무경은 다시 그녀를 만난다. 유리창 너머로 마주 앉은 여자는 처음 만났던 순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당신의 진짜 이름은 뭐예요?”

여자는 잠시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끝내 대답하지 않는다.

그 침묵은 많은 가능성을 남긴다.
사라 킴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 김미정이라는 이름으로 남겨진 기록,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했을지도 모를 또 다른 이름들.

확실한 것은 단 하나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라 킴’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하나의 사람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리고 어쩌면 처음부터, 그 이름은 한 사람의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수구에서 발견된 시신과, 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여자.

그중 누구를 사라 킴이라 불러야 하는지, 작품은 끝내 답하지 않는다.

남겨진 것은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을 필요로 했던 시간뿐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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